원초적 세계

출품작가
김유경
제작년도
2016년
전시실
제 1전시실
재료
천에 먹, 유채
크기
110×145cm
작품설명

우린 그의 작품에서 그 어떤 것보다 서정적 미감, 사유적 체험에 깊게 개입하게 된다. 보편적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사건들마저 현상의 건조한 목도를 지나 몽롱한 꿈처럼 재구성되는 특질과 마주하게 된다. 이는 칠흑 같은 어둠에서 고요히 빛나는 빛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나 침묵하는 가운데 부유하는 역동적 태도, 또는 움직이지 않으나 움직이는 양태와 같은 것으로, 그것의 실체는 본래 나와 나를 점유한 모든 의문에서 찾아진다. 다시 말해 ‘인간에게 있어 존재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동양사상식 자문자답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김유경의 신작들은 엄숙함과 냉정함이 동시에 공존하는데, 이는 곧 정(靜)이다. 그렇지만 우직한 세련됨이 공간과 시간을 함축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동(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두 가지의 조응, 즉 조용한 가운데 세련된 동세가, 리듬감 아래 차가운 엄숙함의 공존이 곧 중(中)임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으로 이 ‘정중동’은 그동안 작가가 시도해온 전통적 맥락과 습속성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담보한다. 여기에 재료에 대한 실험을 잇는다든지 대형 걸개형 작업으로의 이어짐은 스스로의 조형성을 넓히려는 의지로 읽히며 이는 세상과 만물을 바라보는 공(空)의 관념, 인간과 사물을 관통하는 시공과 원류의 근원에 대한 넓은 고뇌의 시각으로 무리가 없다. 오늘날 김유경의 작업은 그의 발언에서처럼 물리적 세계관에 머무르지 않은 채 “무의식에 속한 잠재적 사태를 표층으로 끌어올려진 부유물”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때 투사되는 시공의 대입 혹은 관찰은 원형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사회적 시선과 예술적 시도가 철학적 변용을 거쳐 얽히고설킨 가운데 피어난, 일종의 존재성을 필두로 한 성찰의 의지를 미학적 차원에서 포괄하고 있다 해도 그르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조용한 가운데 흐르는 부단한 내면적 움직임이자, 겉으로는 강하게 대치하고 있는 듯하면서도 속으로는 끊임없이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