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이다. 기억은 정보를 기억이 수용할 수 있는 시각적, 청각적, 의미적, 후각적, 촉각적 등의 부호로 바꾸어 기억 속에 입력시킨다. 이렇게 입력된 기억은 인출되지 않으면 별 필요가 없다. 기억 인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저장된 기억내용의 조직화, 정서적 맥락, 정보 입력상황과 같은 단서제공 등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일어난 경험 속 기억들 및 데자뷔deja vu, 자메뷰jamais vu 같은 자신에게 일어난일 뿐만이 아닌 기억의 흔적, 익숙함 등 모든 일들을 경험하고 기억이라는 존재하에 살아가고 있다. 공감;MOMENT展은 유희적, 슬픔 등 다양한 감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순간의 기억들을 더듬어 보며, 순간의 기억이 존재하는 과거부터 일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재까지 남녀노소 모든 순간의 기억이 공감되는 전시로 조각 설치, 평면회화 작품을 3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이다.
조각 설치의 정찬부 작가는 주변에 흔히 보이고 사용되는 빨대를 가지고 작품을 형상화 한다. 작가는 자연에서 벗어나 합성물질이 만들어내는 인공적 풍경과 현실적 감수성이 자리하며, 인간에게 있어 자연은 거역할 수 없는 세계로 그 존재를 나타낸다. 우리는 그러한 존재를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무언가로부터 채워 나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인간이 살아가는데 편의성은 존재하였으나, 자연 생태계는 그 지점을 잃어가고 있다. 대신 인간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자연을 도심의 건물 안에 채우기 시작한다. 그 무엇보다 위대한 자연이란 부분을 인간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낸 것이다. 자연을 훼손시킨 자리에 자연을 표현하고자 다양한 재료를 통해 자연을 실제화하며 즐기고 있다. 시대가 변하여 기술력이 향상된 이 시점에 거대 기업은 LED라는 소재를 통해 아나모픽 기술로 입체적으로 사물을 실제하는 현상을 자아낸다.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에서 시간적, 금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하여 직접적으로 광활한 자연의 위대함을 느껴보지 못하기에, 삶의 치열한 환경속에 자신의 위로가 되어줄 곳을 만들어 찾아가 즐기는 것이라 여겨진다. 작가는 빠르게 변화되는 현시대에 새로운 것을 찾고 받아들여 자시만의 예술세계를 선보인다. 작가는 작업의 역설적 은유를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미지와 부유하는 현대적 욕망으로부터 파생된 불분명한 이상과 풍경을 대량 생산된 공산품인 빨대의 은유적 해석과 공간설치의 방식으로 새로운 세계, 즉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는 듯 하다.
김태형 작가는 전통적인 재료를 통해 작품을 그려 나간다. 물론 전통적인 재료를 통해 작품을 그려 나가지만 전통이라는 본질에 기반을 두고 있진 않다. 회화의 경계가 없어진 현대미술에서 작가는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는 집, 숲, 어그러진 장난감 등의 소재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작가의 일상에서 보여지는, 느껴지는 것들, 즉 직간접으로 경험하여 느꼈던 부분을 바탕으로 일상생활과 결합하여 작품을 표현한다.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공상’과 ‘망상’을 재구성하고 조립하여 익숙함 속에 ‘낯설음’과 ‘실제’, 망상의 경계를 작업의 모티브로 삼는다. 고 한다.” 이는 해가 지날수록 작가의 삶이 변화되고 자신이 느껴지는게 매번 다르다는 것으로 작품에 드러난 의도는 변화한다. 붓을 통해 작품을 표현하는가 반면 오브제를 통해 작품을 완성시킨다. 이처럼 작가가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상력을 가미하여 제작된 작품은 치유와, 유희적 감정을 드러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사유적 공간을 제공한다.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가장 친숙하고 익숙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보는이로 하여금 친숙함을 드러낸다. 꿈과 희망의 나라라고 불리우는 월트 디즈니 월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한동훈 작가는 이러한 친숙함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신이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을 캔버스에 담았다. 장난기 어린 친숙함의 캐릭터들과는 달리 다소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월트 디지니 월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반면 가보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꿈과 희망의 나라 월트 디즈니월드는 그 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바라볼 수 있는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들은 세상의 경험이 없어 순수함에 있는 현실을 직면한다. 그게 바로 디즈니 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알아간다면 결코 그 뒷면의 세계를 경험함으로써 순수성만을 가지진 않을 것이다. 한동훈 작가는 이러한 현대사회인 자본주의를 친근한 캐릭터에 의해 표현하고자 한다.
화순군립석봉미술관 기획전 ‘공감;MOMENT’展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대상으로 순간의 기억을 통해 과거를 되찾고 현재를 바라보며 미래를 꿈꾸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전시내용
김태형
- 나의 작업은 불만족스러운 삶과 일상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적 반응에 바탕을 두고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삶의 날들과 소소한 사건들에 약간의 상상력, 감정이입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이미지를 재구성해 스스로 위안받고 타인과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대부분 공포, 걱정, 불안 혹은 우울과 웃음, 유희의 감정적 경험의 일부이며 화면 속의 공간은 상상력이 분출되는 치유공간과 유희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것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주관적이고 현실의 반응에 대한 ‘내면의 고백’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관적 관점, 감정들은 많은 ‘보편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적 풍경을 매개체로 ‘공상과 망상’을 통해 재구성된 저의 작업이 제 스스로에게 ‘치유와 위안’을 주었듯이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작품 활동을 통해 공감 받고 같이 사유하며 치유 받을 수 있는 세계를 끊임없이 모색해나가고자 한다.
정찬부
- 대체된 생명, 자연, 위장된 본질은 인간이 끊임없이 반복하는 소비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 중심에는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물질이 만들어내는 인공적 풍경과 현실적 감수성이 자리한다. 도심 곳곳의 과잉된 인공 녹색은 또 다른 자연의 모습으로 소비된다. 어쩌면 인간들은 스스로 존재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거치는 자연의 모습보다는 인간이 조성해놓은 인공의 자연에 더 친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빌딩안의 실재 숲보다 더 짙은 녹색을, 실재 바다보다 워터파크의 인공파도, 프라스틱 돌과 나무들에 더 친숙함과 위안을 찾는다. 하지만 이 모든 반복된 시스템은 삭막한 콘크리트 위의 애처로운 유토피아에 지나지 않는다. 본인의 작업은 이러한 대량생산과 소비를 반복하는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과연 바로미터가 존재할 수 있나?라는 의문에서 출발된다.
한동훈
-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아를 상실하고 ,단절된 인간관계 ,복잡한 현대 인의 정체성에서 오는 상실감 ,예기치 않은 사회변동에서 오는 삶의 방향에 대 한 예측력 결여 앞에 현대인들은 많은 불안감 그리고 무력함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삶속에 물질 위주의 상업 문화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욕망 은 물질적 풍요 속에 감춰진 퇴폐와 금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대중 상업문화에 대한 고정 관념,폭력과 성적 욕망, 인간의 비 인습적인 성정체성의 혼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중문화는 과거 엘리트 문화의 대립적 개념에서 탈피하여 현대 문화 흐 름의 분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대중문화 속에서 미국의 자본주의 상징인 디즈니 캐릭터나 다른 여러 매체의 캐릭터들은 현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표본으로 만들 어지고 있으며 캐릭터들의 모습 또한 인간의 잃어버린 정체성과 물질만능주의 문화에서 나타나는 있는 비현실적이고 잘못 반복된 이미지로 보여 지고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현대 인의 모습과 닮아있는 상징적 캐릭터를 통하여 인간이 도구화되어 나타난 인간 소외와 물질주의소비사회를 표현하고 인간의 잃어버린 존엄성을 회복하는 진정한 삶의 모습을 이야기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