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여정; 상상과 현실의 경계
기간 : 2024.7.18. ~2024.9.22.
관람료 : 무료
장소 : 화순군립최상준미술관 제1·2전시실·최상준전시실
출품작가 : 오영화, 정성준, 이상원, 전봉열
33점(평면회화 32, 미디어 1)
제1전시실(오영화, 정성준) : 평면회화 11, 미디어 1
제2전시실(이상원) : 평면회화 10점
최상준전시실(전봉열) : 평면회화 11점)
여정과 예술의 관계는 인류 문명과 함께 깊이 얽혀 있다. 인간은 태초부터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섰고 그러한 여정은 단순히 물리적인 이동을 넘어선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험하는 모험, 만남, 도전, 그리고 성찰은 인간에게 무궁무진한 영감을 제공한다. 예술가는 이러한 여정을 기록하고 해석하며 때로는 이상화理想化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갈망과 탐구 정신을 드러낸다.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은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과 도전에 직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한계와 가능성을 시험하게 되며, 이를 통해 내면의 성장과 변화를 경험한다. 이러한 내적 여정은 예술가들의 작품에 반영되고 예술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을 작품화한다. 예술의 범위는 한가지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시각 예술에서는 풍경화나 초상화, 추상화 등을 통해 여정의 테마를 다양하게 표현한다. 예술가는 여행을 통해 만난 자연의 경이로움이나 도시의 활기, 혹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이러한 작품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예술가의 시각과 감정을 투영하여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반 고흐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아를 지방의 햇살과 풍경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정신 상태를 표현했다. 그의 그림들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그의 내면세계와 경험의 반영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여정의 개념이 더욱 다양해졌다. 물리적 이동만이 아닌 정신적, 심리적 여정도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진다. 작가들은 내면의 갈등과 성장을 탐구하며 이를 통해 현대인의 복잡한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조명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에 여정의 개념은 가상 공간으로 확정되고 있다. 현대미술에서는 비디오아트, 설치 예술 등을 통해 물리적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여정을 탐구한다. 이는 예술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며 관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기획전시 ‘여정;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 참여한 작가들은 자신만의 여정을 예술로 표현한다.
전시내용
오영화(평면회화)
나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 있는 고양이를 그린다. 세상 어느 곳에도 존재하며 우리의 일상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동물, 실제적으로는 따듯한 햇살을 좋아하지만, 항상 어둠 속에서 헤매고 다니는 존재 나는 그 대상에 관심을 둔다. 처음 고양이를 그리게 된 계기는 따로 없었다. 중국으로 유학을 가면서부터 반려묘를 키워 자연스레 내 작품에는 고양이가 등장하게 되었다. 첫 반려묘를 키웠고 타향살이가 힘든 내게 그 존재는 내겐 큰 힘이 되었다. 반려묘를 키우면서 고양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고, 길냥이들까지 접근하게 되었다. 녀석들은 많이 야위었으며 사람을 피해 숨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모습은 측은지심을 느끼게 하였고 나는 돌봐주기 시작하였다. 부유하지 않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물과 음식을 주는 것뿐이었다. 그들이 굶지 않고 배를 채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겐 큰 안도감을 주었다. 어느덧 내 삶에 고양이가 들어왔고 고양이들과 함께한 내 삶은 어느덧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는 그들의 존재까지 관심을 두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이것은 곧 다시 소외된 존재, 학대, 인류 문명의 발달로 야기된 동물들의 서식지 파괴, 공존 등의 관심까지 확대되었다. 이들은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인간들에게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로 인식되며 괴롭힘을 당하거나 가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마땅히 우리 인간과 이 땅에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지구상의 소중한 한 생명이자 공존의 대상이다. 나는 이 사실들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동네 고양이를’를 통해 작품으로 알리고자 한다.
정성준(평면회화)
나는 동물들이 꿈꾸는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모험과 여정을 그린다. 그림 속에는 펭귄과 북극곰, 백마, 여우원숭이 등 여러 동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때로는 즐겁기도 하고 때로는 슬프기도 하다. 사람들이 사는 도시여행은 그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여행지이다. 그들은 낯선 도시풍경에 호기심을 느끼기도 하고 재미있는 사람들 세상에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때로는 여우원숭이들이 길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사람을 대신해 치워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런 그들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도 동물들의 여행은 계속된다. 과연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들만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어떤 곳의 모습일까? 그들만이 살기 좋은 평화로운 곳일까? 아니면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는 곳일까?
이상원(평면회화)
이상원 작가는 오래전부터“군중의 일원이 된 현대인의 풍경”에 주목해왔다. 공원으로 강변으로 수영장으로 또 광장으로 시위 현장으로 그들을 찾아다녔고, 찾아낸 그들을 섬세한 붓질로 캔버스에 옮겼다. 작가는 그림 안에 가족, 연인, 친구들과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는 우리의 모습을 최대한 열심히 관찰하고 자세하게 그려 넣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러한 개별적인 모습들이 군중으로 그려지면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사적인 취향과 개인적인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여가의 본질이 대량화, 대중화, 획일화되어 나타나는 아이러니한 모습은 이상원 작가에게 현대인들의 자율적인 관념과 존재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이상원 작가는 세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을 찾아내어 이를 하나의 큰 주제로 작품을 제작한다.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본 해변 풍경을 조합해 그린'여름’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개개인의 추억들은 공공의 기억이 되어 일정 주기에 따라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은 이제 지역, 문화, 인종을 넘어 모든 지구상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 ‘여가의 풍경’이라는 공통 분모 속에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평등한 구성을 보여주며 우리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만큼은 만인이 동등한 무게로 존재한다는 사실”을작가만의방식으로표현하여보여준다
전봉열(평면회화)
오래전 처음 조우했던 바다의 잔상은 흐리지만 지금도 그 시간과 공간 속의 느낌은 살아있습니다.
때론 분명하지 않는 것이 더 오랫동안 선명하게 남는 듯 합니다.
우리는 시간이 많이 쌓인 어느 시점이 되면 스스로 다리를 땅에 묻은 나무처럼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고 익숙하지 않는 나머지 감각으로 분명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속의 많은 것들을 인지하는 습관을 들이면 우리의 감각과 내면은 훨씬 여유롭고 감성적이고 깊어지고 넓어지고 분명하고 풍부해 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감각과 내면에서 다시 응집하는 시간들은 마치 중력이 지구의 모든 것들의 물리적 균형을 찾아가는 것처럼 인간의 내면 깊은 미지의 공간에서 중력처럼 응집하는 큰 힘으로 기울어지거나 격해지는 자신을 안아 줄 것입니다.
이런 감정들의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은 늘 자신에게 많은 삶의 의미와 감동을 줄 것입니다.
익숙하고 분명한 바다가 아닌 모호하게 그려진 바다지만 당신의 내면에서 분명한 바다로 기억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